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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들이 상장 바이오기업 투자로 고수익을 거두는 사례가 속속 등장한다. 바이오벤처의 사업 초창기에 투자한 지분을 주가 상승 이후 매도하면서 수십배의 수익을 확보하기도 했다. 한번의 투자회수로 10년치 영업이익을 확보하는 성공적인 투자가 눈에 띈다. 아직 주식을 보유 중이지만 1000억원대의 수익을 기록 중인 경우도 속출할 정도로 제약사들의 치밀한 투자 전략이 주목을 받는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안트로젠의 주식 40만주를 408억원에 양도키로 결정했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보유 중인 160만171주(20.12%)의 25.0%에 해당하는 40만주를 장내매매 또는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매도한다. 처분 목적은 '투자 자금 회수를 통한 수익 실현'이다.
부광약품이 보유한 안트로젠 주식 160만171주의 취득원가는 39억원이다. 결국 4분의 1에 해당하는 40만주만 팔고도 투자금액의 10배 이상 수익을 예약했다. 27일 안트로젠의 종가 9만6100원을 적용하면 부광약품의 안트로젠 주식 평가액은 1538억원에 달한다. 투자금보다 무려 39배 많은 금액이다.
만약 부광약품 27일 안트로젠 종가의 가격으로 주식을 모두 팔면 1500억원 가량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부광약품의 지난해 영업이익 77억원의 19배에 달하는 수치다. 안트로젠의 상장 이후 주가가 치솟으면서 막대한 수익이 가능해졌다.
부광약품 오너 일가도 안트로젠 주식을 처분해 큰 수익을 냈다. 김동연 부광약품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안트로젠 상장 이후 보유 중인 54만3330주 중 41만1465주를 277억원에 처분했다. 이들의 안트로젠 주식 취득원가는 총 13억원이다. 보유 주식의 75.5%를 팔고도 취득금액 대비 20배 이상 차익을 거뒀다.
최근 이연제약은 바이로메드 투자 회수로 1000억원대 차익을 올렸다.
당초 이연제약은 98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말까지 바이로메드 주식 60만6954주를 취득했다. 이연제약은 지난 1분기 보유 중인 바이로메드 지분 60만6954주 중 4만6000주를 매도했고, 지난달 10주를 제외한 전량을 블록딜을 통해 처분했다. 총 처분금액은 1209억원이다. 취득원가 대비 12배 이상의 수익을 냈고, 투자금액을 제외한 차익은 1111억원에 이른다.
제넥신의 최대주주 한독은 이미 투자금을 회수하고도 3000억원대 규모의 주식을 보유 중이다.
한독은 지난 2012년 총 330억원을 투입해 제넥신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한독은 지난해 말 보유 중인 제넥신 주식 444만805주(22.32%) 중 54만주를 274억원에 처분했다. 지난 2월에는 장내에서 11만9788주를 111억원에 팔았다. 보유 주식의 14.9%만 매도했는데도 투자금보다 55억원 많은 차익을 확보했다.
제넥신의 27일 종가(9만3600원) 기준 한독의 주식평가액은 3539억원에 달한다. 만약 27일 종가로 제넥신의 주식을 모두 처분한다면 투자금액의 10배가 넘는 3000억원대의 수익 실현이 가능하다.
유한양행은 이미 다양한 상장 바이오기업 투자를 통해 적잖은 수익을 실현했다.
유한양행은 한올바이오파마에 5년 동안의 투자로 100% 이상의 수익률을 거뒀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2년 296억원을 투자해 한올바이오파마의 지분 9.1%를 확보하며 2대주주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 5월 대웅제약이 한올바이오파마를 인수한 이후 유한양행 한올바이오파마의 주식을 줄이기 시작했다.
유한양행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한올바이오파마 주식 174만4500주(처분금액 272억원)와 100만주(처분금액 162억원)를 처분했고, 지난해와 올해 초 나머지 보유 주식을 모두 팔았다. 유한양행의 한올바이오파마 주식 처분금액은 총 633억원에 달한다. 298억원을 투자해 124.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유한양행은 제넥신 투자를 통해 10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확보했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말 200억원을 투입해 제넥신 주식 24만4498주를 확보했고 이후 무상증자 등을 통해 보유 주식을 51만9478주로 늘렸다.
유한양행은 지난 1분기 40만9478주를 처분한 이후 2분기에 추가로 3만주를 팔았다. 처분금액은 총 379억원이다. 아직 8만주의 주식을 보유 중이지만 3년간의 투자로 100%에 육박하는 수익을 낸 셈이다. 다만 유한양행이 제넥신의 유상증자 참여로 300억원을 재투자하기로 결정, 최종 수익률은 향후 제넥신의 주가흐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테라젠이텍스와 바이오니아의 주식도 보유 중인데 27일 종가 기준 5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녹십자도 지분투자 바이오 기업의 주가 상승으로 평가액이 크게 상승했다.
녹십자는 지난 2012년 150억원을 들여 녹십자셀(당시 이노셀)을 인수했다. 27일 기준 보유 주식 가치는 1510억원으로 10배 가량 늘었다.
녹십자는 유바이오로직스의 주식을 상장 이전인 2013년 12억원을 투자해 지분 10.2%를 취득했다. 지난해 초 유바이오로직스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녹십자 보유 주식의 평가액은 136억원으로 10배 이상 올랐다. 녹십자는 바이오리더스의 주식 55만1858주를 26억원에 인수한 이후 34억원에 처분한 바 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인 대웅제약은 지난 2015년 한올바이오파마의 주식 1550만주를 1046억원에 인수했는데 27일 종가 기준 보유 주식의 평가액은 4858억원으로 4배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대웅제약이 한올바이오파마의 주식을 처분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주식을 모두 매각할 경우 300% 이상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밖에 안국약품은 6억원을 들여 앱클론의 주식 4만주를 취득한 이후 지난해 4분기 주식을 모두 팔았다. 지난해 말 앱클론의 주가가 6만원대를 형성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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