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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병증성 통증 유전자치료제∙종양살상바이러스 항암제 美 임상 진입 대기중.."유전자치료제 개발 전 주기 역량 확보 바탕으로 개발 자신감"

코오롱생명과학이 'Next 인보사' 발굴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 국내 성공적인 출시와 글로벌 임상 3상 돌입으로 블록버스터의 꿈에 한발 더 다가간 인보사를 이을 2개의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신경병증성 통증 유전자 치료제(KLS-2031)와 종양살상바이러스 항암제(KLS-3020)가 그 주인공으로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1상 시험계획(IND) 신청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수정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신약연구소장은 "2000년 설립 이후 유전자치료제 연구에 집중한 결과 인보사 개발 성공과 함께 유전자치료제의 연구와 임상, 생산까지 개발 전주기의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신약파이프라인의 주요 기전 및 향후 개발계획 등을 전격 공개했다.

▲김수정 코오롱생명과학 연구소장.

▲김수정 코오롱생명과학 연구소장.

◇KLS-2031: 3가지 유전자 타깃한 난치성 신경병증성 통증치료제

코오롱생명과학의 첫번째 후속파이프라인은 난치성 신경병증성 통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유전자치료제 'KLS-2031'로 올해 FDA 임상 1상 신청을 앞두고 있다. 흔히 떠올리는 바이로메드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치료제 VM202와는 타깃이나 작용기전이 다른 새로운 유전자치료제다.

먼저 신경병증성 통증이란 감각신경계의 질환 또는 병인으로 인해 신경세포가 손상돼 느끼는 통증을 말한다. 국제통증연구학회(IASP)의 발표에 따르면 25%의 2형 당뇨 환자와 28%의 다발성경화증 환자, 67%의 척수손상환자 등이 해당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통증이 발생한 환자의 병인과 질환 등에 대한 병력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경 해부학적으로 타당한 통증 근거를 찾기 위해 여러가지 진단검사를 진행한 뒤, 타 질환으로 의심되는 것이 없으면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김 연구소장은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는 정상인이라면 통증으로 느끼지 않을 자극에 대해서도 통증으로 인식함으로써 고통을 겪게 된다. 통증기전이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워 아직까지 개발된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관련 기전의 약물들에 대한 메타-분석과 전반적인 리뷰를 통해 제시된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는 신경병증성 통증의 1차 치료제로 우울증 치료제 아미트리프틸린(Amitriptyline), 2차 치료제로 항전간제(antiepileptics)인 가바펜틴(Gabapentin)과 프리가바린(Pregabalin), 3차 치료제로 항우울제 둘록세틴(Duloxetine)을 적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외에도 트라마돌(Tramadol), 국소마취제 리그노카인(lignocaine), 보튤리늄 독소 A 등이 2차 또는 3차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타 질환의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들은 부분적인 통증 감소 효과를 나타낼 뿐,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치료제로서는 효과가 부족하다.

▲KLS-2031 작용기전

▲KLS-2031 작용기전

김 연구소장은 " KLS-2031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GABA 생성에 관여하는 GAD65와 신경세포 보호인자인 GDNF, 항염증 사이토카인인 IL-10 총 3개의 유전자를 타깃으로 함으로써 통증을 완화하고 염증을 억제, 신경세포를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기전의 복합 유전자 치료제"라고 설명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무릎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는 연골세포 성장인자인 TGF-β1 유전자를 동종유래 연골세포에 도입, 형질전환한 세포를 체내에 주사하는 형태의 유전자치료제였다면 KLS-2031은 아데노관련바이러스(Adeno-associated virus; AAV)를 전달체로 사용한다. AAV는 면역학적으로 안전하고 유전자발현이 오래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AAV 바이러스 벡터에 타깃 유전자를 삽입해서 체내에 주입하면 바이러스가 세포의 핵 내로 유전자를 침투시킨다. 세포는 바이러스가 침투시킨 유전자를 이용해서 단백질을 생산함으로써 우리가 원하는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원리로 작용한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증상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원인이 되는 신경절을 알 수 있는데, 손상된 신경이 통과하는 후근신경절(Dorsal root ganglion; DRG)에 추간공 주사 형태로 KLS-2031을 투여하게 된다. 투여된 GAD65 유전자에 의해서 발현되는 GABA는 시냅스 말단에서 자극에 따른 신경세포의 흥분을 억제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통증 신호 전달을 차단한다. 또한 사이토카인 합성 억제 요소인 인터루킨-10(IL-10)이 Th1 사이토카인을 감소시키고 NF-kB 활성을 막아줌으로써 염증을 억제하고, 도파민성 신경세포와 운동신경세포 등의 생존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GDNF가 염증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사멸로부터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것이다.

문제는 약물의 바이러스가 신경절을 통과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김 연구소장은 "실험동물 랫(Rat)의 4번 요추 DRG에 추간공 주사로 약물을 주입하고 4주 후 해당 동물의 신경절을 면역조직화학(Immunohistochemistry)염색을 통해 확인한 결과, 바이러스가 신경절을 통과해 위치하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3가지 유전자 각각이 모두 주사 12주 이후까지 발현이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용량 관련 효과를 확인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궁둥신경(Sciatic nerve) 손상 동물모델의 DRG 주변에 용량별로 약물을 투여한 뒤 2주 간격으로 12주까지 진통 효과를 관찰했다. 이때 측정에 사용한 도구로는 발바닥을 자극했을 때 회피반응이 일어나는 최소 자극 세기(Paw withdrawal threshold)를 사용했다. 실험 결과 KLS-2031을 10^10 적용단위 투여하고 4주 후부터 정상동물의 70%까지 역치가 회복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약물을 적용하지 않은 질병모델의 경우 정상의 14%에 해당하는 자극만으로도 회피반응을 보였다. 회사 측은 "4주에 회복된 수치가 12주까지도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KLS-2031이 진통효과가 있다는 것에 대한 근거"라고 말했다.

작용기전에 대한 가설을 증명하는 분자생물학적 데이터도 공개했다. DRG의 염증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면역 세포 중 대식세포(macropharge)와 미세아교세포(microglia)에 특이적으로 존재하는 단백질 Iba1의 발현정도를 비교한 결과, 손상모델이 정상과 비교해 7배 이상 Iba1 발현하는 세포의 수가 증가한데 반해, 손상 후 KLS-2031을 적용한 군은 정상 모델군과 비슷한 수치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스트레스와 손상으로 인한 세포 사멸을 확인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 Caspase3와 ATF3를 발현하는 세포의 수 역시 정상동물에 근접한 결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전기생리학적 기법을 사용해서 DRG 신경세포의 민감도를 측정한 실험에서, 손상모델의 신경세포는 낮은 자극에도 탈분극이 발생하며 빈도도 증가하는 반면, KLS-2031 적용한 모델의 신경세포는 정상에 가까운 역치를 회복했으며 빈도 역시 적어졌다. 김 연구소장은 "손상으로 인해 비정상적인 자극에도 흥분하게 되는 신경세포의 역치를 정상에 가깝게 회복시킴으로써 진통효과와 더불어 신경재생을 통한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LS-2031 파이프라인의 경우 작년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현지 임상 1상을 위한 pre-IND 미팅을 마친 상태이며, 몇 가지 보완을 위한 동물실험 진행 후 올해 안에 임상시험을 신청을 계획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우선 디스크성 통증과 같은 국소부위 손상으로 인한 신경병증성 통증을 타깃으로 개발해 효과를 확인한 이후 적응증을 확대한다는 전략으로 개발을 진행한다. 김 연구소장은 "신경병증성 통증은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는 질환으로 First-in-class 신약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KLS-3020: PH20·sPD-1·IL-12 활성화한 종양살상 바이러스 항암제

코오롱생명과학은 2012년부터 종양살상바이러스 항암제 개발에도 나섰다. 암젠이 흑색종치료제로 허가 받은 임리직(IMLYGIC)과 국내 신라젠이 임상 3상을 진행중인 펙사벡으로 잘 알려진 분야로 항암바이러스(Oncolytic virus) 치료제로도 불린다.

항암바이러스는 감염력을 가진 살아있는 바이러스로, 야생형 혹은 약독화된 바이러스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치료 유전자를 탑재한 형태로 사용된다. KLS-3020은 후자에 해당한다. 이들은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작용해 복제감염력을 발휘,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적용된다.

KLS-3020은 이미 백신으로 사용되면서 안전성이 확인된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여러 종주(Strain) 가운데 가장 살상력이 좋은 것을 선택했다. KLS-3020의 특징은 종양세포 선택적 살상능력을 위해 3가지 바이러스 유전자를 불활성화 한 것과 동시에 항암 효능을 높이기 위한 치료 유전자 3종을 도입한 것이다.

▲KLS-3020 치료유전자

▲KLS-3020 치료유전자

김 연구소장은 "정상세포에는 작용하지 않으면서 암세포에 선택적인 살상능력을 갖추기 위해 성장인자인 VGF와 항바이러스 인산화효소 PKR을 억제하는 K3L, 유전자 복제에 핵심적인 TK(Tyrosine kinase) 등 3가지 유전자를 불활성화했다"고 설명했다. TK와 VGF는 세포 분열 환경을 조성해 바이러스 복제를 도와주는 유전자로 이들이 불활성화되면 정상세포에서는 바이러스가 증식되지 못하고 끊임없이 복제, 증식이 발생해 VGF와 TK가 풍부한 종양세포에서만 바이러스 증식이 가능하다.

실제 세포주 실험을 진행한 결과, 정상 인간 기관지 상피세포(Normal human bronchial endothelial cell; NHBE)에서는 거의 복제가 일어나지 않았지만(TCID50=0.0014), 결장암세포주(2.58)와 대장암세포주(4.35)에서는 바이러스 복제가 나타났다.

또한 KLS-3020은 항암 효과를 높이기 위해 PH20(히알루로니다아제)과 sPD-1, IL-12 유전자를 도입했다. 김 연구소장은 "세포 외 기질의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을 분해하는 효소를 발현하는 PH20과 면역관문 억제인자 PD-L1을 차단하는 sPD-1, T세포와 NK세포 등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IL-12를 적용함으로써 암세포 침투효율을 높이고 면역반응을 활성화함으로써 항암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KLS-3020의 작용기전을 살펴보자. KLS-3020을 종양 내 주사를 통해 적용하면 우선 바이러스가 암세포를 공격, 직접적인 살상반응을 나타낸다. 첫 감염이후 세포 사멸로 인해 터져 나온 바이러스는 PH20으로 인해 발현한 효소로 주변 암세포의 세포 외 기질을 분해해 높은 효율로 침투한다. IL-12는 사멸한 암세포의 조각을 항원으로 인지한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sPD-1의 경우, 면역세포의 식작용을 회피하기 위한 암세포의 PD-L1에 결합함으로써 면역반응을 증진시킨다.

작용기전 증명을 위해 진행한 조직학적 분석실험에서 PH20을 도입 유무의 차이가 있는 종양살상바이러스를 적용한 조직을 각각 비교했을 때, PH20 유전자를 도입한 바이러스의 분포가 4배가량 증가한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또한 sPD-1 유전자 도입 유무와 면역세포 활성화 관련성을 확인한 결과, sPD-1 유전자 도입 바이러스가 T세포 활성화를 5배 이상 높인 것으로 확인됐다.

▲KLS-3020 작용기전

▲KLS-3020 작용기전

회사 측은 “대장암, 유방암, 폐암, 신장암 등 다양한 종양세포주를 이식한 마우스 동물모델을 이용해 KLS-3020의 종양살상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종양크기(mm3)를 비교한 결과, 대조군 대비 10~30% 수준까지 감소한 종양크기를 관찰했다"고 밝혔다.

폐암 동물모델에서 진행한 용량 반응 확인 결과에서는 10^3 용량만 투여해도 종양이 50% 이상 감소했다. 김 연구소장은 "굉장히 소량을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종양크기가 50%이상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이후 독성문제 등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KLS-3020을 적용한 동물모델은 전 용량(10^3~10^6)에서 독성 반응의 직접적인 지표인 몸무게 감소 등이 관찰되지 않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올해 연말 FDA와 KLS-3020의 pre-IND 미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2019년 임상 1/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수정 연구소장은 “시장에서의 신뢰성 등을 이유로 밝히지 않았지만 인보사 이외에도 새로운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수 년간 조용히 진행해왔다. 이제 그 노력의 첫 결실을 앞두고 자신 있게 공개하게 됐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유전자치료제 개발의 선두그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투자를 통해서 배우는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