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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경제성장을 이끌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바이오산업`이 꼽히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기엔 언제나 '경험'이 부족했다.
바이오산업은 경제성장을 이끌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세계 주요 국가들도 바이오산업을 미래 성장 원동력으로 삼고 해당 분야의 주도권을 획득하고자 관련 정책 제정 및 바이오경제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등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바이오산업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5조 9천억 원(55억 달러)으로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규모의 1.1%에 불과하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이 경험의 부재를 극복할 만한 대안으로 병원 중심의 '메디클러스터'를 꼽았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국내외 병원중심 메디클러스터 동향'에 따르면, 헬스케어 패러다임의 변화로 병원은 진료 위주에서 벗어나 질병관련 미충족 의료수요의 해결을 위한 역할이 중요시 되고 있다.
따라서 병원은 의료산업 결과물의 최종 수요처인 동시에 기술 개발의 원천이자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가치사슬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바이오의료 기술의 개발 및 상용화에 있어 임상시험은 시장진입 성공을 결정하는 필수 단계로 여겨진다. 선진국의 잘 발달된 바이오 의료클러스터들 모두가 주요 연구병원 혹은 의학연구기관들을 포함해 형성돼 있다는 것만 봐도 제대로 된 '메디클러스터'의 구축은 힘을 얻는다.
한 예로 미국 Boston Biotech Cluster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형성되어 연간 600억원 이상의 기술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보스턴 클러스터의 핵심적 주체인 매사추세츠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MGH)은 규모 면으로는 미국에서 3위이지만 병원 중 연구비 지원 규모로는 세계 1위의 연구지향적 병원으로 연간 5억 달러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하고 있으며, 이 중 약 2억 달러 규모의 연구비(2018년 기준)는 NIH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이를 통해 얻어진 연구 성과물을 중심으로 연간 140여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있으며, 현재까지 사업화한 기술은 총 17개로 약 6,300만 달러(약 672억 원)의 기술료 수입을 얻는 등 기술이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Texas Medical Center 역시 M.D. 앤더슨 암센터를 중심으로 형성돼 휴스턴 경제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M.D. 앤더슨 암센터는 연간 연구예산으로 3억 1400만 달러를 투입함으로 연구개발에 중점을 두는 한편, 별도의 산업화 촉진 부서를 두어 연구 성과물의 산업화를 보조해 줌으로 병원의 수익구조가 연구 62%, 기타 38% 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에는 San Raffaele Biomedical Science Park가 있다. 중점연구분야는 에이즈, 전염병, 의공학, 암 면역요법, 당뇨병, 신진대사 관련 질병, 유전공학 및 유전자 치료, 염증, 신경과학, 줄기세포 연구 등으로, 한해 약 679개의 연구논문이 발행되며 현재 101개의 생명공학 및 제약 분야의 회사가 입주해 다양한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세계적 일류 바이오 기업과 인재를 유치해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바이오산업을 확장하기 위해 싱가포르 정부 주도로 2003년부터 5단계에 걸쳐 바이오폴리스(Biopolis)를 구성하고 있다.
해외로부터 인적자본을 유치하고자 연구시설 외에도 연구지원 시스템 및 편의시설 구축 등 다양한 인프라를 지원한 결과, 다국적 기업인 노바티스, 머크 등 45개 기업 및 연구기관과 약 2,000여명의 과학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공공과 민간 연구기관, 대학, 3차병원이 집적된 클러스터를 구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는 오송 바이오산업 클러스터를 시작으로 대구경북 의료산업 클러스터, 원주 의료기기 클러스터, 대덕연구개발 특구, 인천송도 바이오클러스터 등 전국 16개 시도에 31개의 바이오클러스터가 산재돼 있다.
그렇지만 현재 운영되는 클러스터는 대다수 대학 또는 연구기관에서 창출한 지식을 기업에 연계해 사업화를 도모하는 형태의 바이오클러스터로 글로벌 기업들을 유인할 정도이기에, 국내중소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 병원 중심의 메디클러스터의 조성이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고 바이오분야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기초연구와 임상연구가 동시에 발전할 수 있는 병원중심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
우리나라의 병원은 이미 인적 자원, 첨단 장비 및 다양한 임상자료 보유 등으로 우수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그 역량이 선진국과 경쟁 가능한 수준으로 근접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바이오 클러스터는 병원이라는 중요한 요소를 유인하는데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실제 의료클러스터를 표방하며 진행된 첨단복합의료단지들의 경우에도 병원 이전의 실패 경험이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학종 연구기획지원부장은 "우리나라는 대다수의 클러스터들이 지방에 조성돼 있는 반면, 바이오 산업체 및 벤처기업들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효과적인 집적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클러스터 내에서 연구와 개발, 상용화 단계의 주체들 간의 연결에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실감하는 몇몇의 국내 대형병원들이 자체적으로 임상, 연구, 교육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클러스터 형성을 추진해 중개연구를 통한 기초연구성과의 상용화를 촉진함으로 신수익모델을 창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연구기획지원부장은 "병원이 의료기술개발의 원천이자 최종 수요처로서의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도록 진료중심의 체제에서 연구·진료 병행체제로의 인식 변화와 기관 차원의 진료시간 감면, 연구실적 및 기술이전 실적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과 인사평가 반영 등 임상의의 연구 참여 동기 부여를 위한 연구 여건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의료현장에서의 니즈를 반영한 연구결과가 환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치료 기술로 개발이 가능하도록 기초연구와 임상연구의 연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병원 내 기초과학 연구 인력 확충 및 의료 인력의 연구개발분야 투입을 강화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지금도 병원 내 연구 인력이 존재하고 있으나, 신분의 불안정과 처우에 대한 불만으로 잦은 이직이 이뤄지고 있어 우수한 연구인력의 고용에 있어 불안정성을 해소할 물질적, 제도적 지원방안 마련이 없는 상태다.
이 연구기획지원부장은 "이와 같은 전략 하에 병원을 중심으로 산학연 네트워크가 확산됨으로 메디클러스터가 자생적으로 형성되고, 이를 효율적으로 운용한다면 바이오분야에 있어 국가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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