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주식을 놓고 ‘매도 리포트’ 공격이 다시 시작된 것일까?

골드만삭스의 셀트리온 주식 ‘평가절하’ 보고서를 놓고 공매도를 위한 의도된 행위가 아니냐는 셀트리온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셀트리온 주식은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초까지 외국계 증권사들로부터 집중적으로 매도 리포트 공격을 받았는데 이들이 공매도를 노리고 고의로 부정적 리포트를 내보낸 것이 아니냐는 셀트리온 투자자들의 의심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 외국계 증권사, ‘셀트리온 평가절하’ 공격 재개하나

1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셀트리온 주식 평가절하를 계기로 외국계 증권사들의 셀트리온 주식 ‘매도’ 리포트 공세가 다시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돈다.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상수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12일 “셀트리온이 유럽에서 렘시마, 트룩시마 등 복제약 출시로 확보한 시장 점유율이 미국에서 재현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목표주가로 14만7천 원, 투자의견 ‘매도’를 내놓았다.

직전거래일인 10일 셀트리온 종가가 27만2천 원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후려치기’나 마찬가지다.

김 연구원은 "세계 바이오시밀러시장은 지난해 10억 달러에서 2025년 140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지만 바이오시밀러시장 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특히 셀트리온은 52억 달러 규모의 재고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13일 4.23%(1만1500원) 급락한 26만500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계 증권사의 셀트리온 평가절하 보고서 발표는 지난해 가을 모건스탠리를 시작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제니퍼 김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지난해 10월18일 “우리가 만나본 투자자들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미국시장에서 목표로 삼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램시마의 시장 점유율 목표치 30%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셀트리온 목표주가로 8만 원, 투자의견 ‘매도’를 내놨다.

당시 셀트리온 주가는 장중 20만 원을 넘어서며 두 달 만에 주가가 2배로 뛰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가 나온 당일 셀트리온 주가는 8.8%가 급락했다.

올해 초 셀트리온 주가가 연일 상승하며 30만 원을 넘어서자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리포트 공세는 재개됐다.

카라 송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1월17일 “셀트리온의 주가는 최근 6개월 동안 227%나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상승률 36%를 크게 뛰어넘었다”며 “셀트리온 주가가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에 셀트리온 주가는 1월17일 9.76%가 떨어졌다.

셀트리온은 1월19일 잠정실적 집계 결과 2017년에 매출 8289억 원, 영업이익 5174억 원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상희 도이치뱅크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연구개발비를 다국적 제약사와 마찬가지로 비용으로 회계 처리하면 영업이익률은 37.1%로 떨어진다”며 셀트리온 목표주가로 8만7200원, 투자의견 ‘매도’를 내놓았다.

한 연구원의 보고서에 셀트리온 주가는 1월19일 9.89%가 급락하면서 30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 셀트리온, ‘공매도 놀이터’ 되고 있나

셀트리온 투자자들은 외국계 증권사가 매도 보고서를 발표해 주가 하락을 유도하면서 공매도를 통해 차익을 얻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 서정진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2017년 7월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 코스닥 신규상장기념식이 열렸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우선 팔고 나중에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투자 방법이다.

실제로 올해 1월19일 도이치뱅크의 셀트리온 공매도 대금은 1311억 원으로 직전거래일보다 2배 가까이 늘면서 의심은 더욱 확산됐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를 주도하고 있다.

거래소는 2016년 7월부터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를 공개했는데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의 96.8%가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의 외국계 기관투자자들로 집계됐다.

당시 셀트리온은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었는데 당시 셀트리온 주식의 공매도 잔고 비율은 9.35%로 코스닥에서 가장 높았다.

셀트리온 주식 공매도 규모는 지금도 크다.

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 주식의 공매도 잔액은 8월8일 기준으로 3조2855억 원(1190만4010주)으로 전체 주식 수의 9.49%에 이른다.

셀트리온 투자자들은 특히 국내에서 법적으로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가 현장에서 횡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공매도는 ‘차입 공매도(Covered Short selling)’와 ‘무차입 공매도(Naked Short selling)’로 나뉜다.

차입 공매도는 예탁결제원이나 한국증권금융 등에서 주식을 빌린 다음 그 주식을 팔고 이후에 주식을 다시 사서 돌려주는 것이다. 공매도이기는 하지만 엄연한 실물 주식 거래다.

반면 무차입 공매도는 주식을 빌리지도 않은 채 주식 매도주문을 먼저 내고 이후에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이다. 무차입 공매도는 국내에서 엄연한 불법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허용되고 있지만 많은 국가에서도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금융당국과 거래소, 증권사들은 그동안 무차입 공매도 가능성을 일축해왔다. 그러나 올해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와 골드만삭스 무차입 공매도 사건, 유진투자증권 해외 유령 주식 사태 등이 일어나면서 현장에서 무차입 공매도가 일어나고 있다는 의심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공매도를 위한 주식을 차입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을 내년 1분기까지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지금까지 공매도 실시간 확인 시스템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이에 반발한 셀트리온 주주들을 중심으로 최근 ‘상한가 매도 주문 넣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을 상한가에 팔겠다고 주문을 넣으면 공매도를 위한 대여 가능 주식에서 제외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실효성을 놓고 부정적 의견이 우세하다. 공매도를 위한 주식 대여에서 개인 투자자들 주식의 비중은 낮기 때문에 사실상 영향을 끼칠 수 없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매도 세력은 주로 외국계 증권사와 계약을 통해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외국계 증권사는 공매도 세력의 창구이자 컨설턴트, 협력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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