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목표한 바를 이룬 후 은퇴하겠습니다. 후배들에게 회사를 자신 있게 물려주고 미련 없이 떠나겠습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19 셀트리온그룹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1.04 kilroy023@newspim.com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완전한 바이오·화학 합성의약품(케미컬) 판매망이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 회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사업 및 비전을 직접 발표했다. 서 회장이 언론 앞에 직접 나선 것은 2015년 3월 오창공장 준공식 이후 약 4년 만이다. 서 회장이 직접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은퇴 선언 등을 한 것은 2020년까지 목표한 것을 이루겠다는 뜻을 확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 회장은 "샐러리맨에서 기업 총수까지 해보니 나가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며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도록 응원해달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은퇴 이후 회사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꾸고, 자신은 아예 회사를 떠난다는 계획이다. 은퇴 이후에는 우선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샐러리맨 신화'를 쓴 인물이다. 삼성전기, 한국생산성본부, 대우그룹에서 일하던 그는 외환위기 때 대우그룹이 해체되자 '넥솔'을 창업했다.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모색하던 서 회장은 2013년 이후 블록버스터 바이오 의약품들의 특허가 끝난다는 것에 아이디어를 얻어 의약품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02년 셀트리온을 설립하고, 2012년 세계 최초로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 개발에 성공했다.

셀트리온그룹은 현재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 제약을 주축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등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판매를 맡는다. 셀트리온 제약은 케미컬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서 회장은 올해 각 계열사의 역할을 강화하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체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특히 램시마 SC 등 바이오 제품의 직접 판매를 시작한다.

직판의 경우 서 회장이 지난해 네덜란드 주재원으로 일하며, 직접 영업 현장을 둘러볼 만큼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이다. 해외 판매 네트워크가 약한 국내 기업이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직접 판매를 하는 것은 큰 도전이다.

서 회장은 "안 가본 길을 가보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나 적중할지는 장담은 못 하지만, 밀어붙이겠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업체 중 처음으로 대기업 반열에 드는 등 달라진 위상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7년 4월 셀트리온을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또 셀트리온은 바이오 산업계를 이끌며 다수의 제품을 전 세계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서 회장은 "바이오, 케미컬의약품, 유통망까지 다 장악하면 14000조원 규모의 세계 제약 시장에 한국 기업이 나갈 수 있는 길은 다 연 것"이라며 "우리를 벤치마킹해서 많은 기업이 따라오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바이오산업을 이끄는 기업으로서 바이오산업의 성공 가능성을 강조했다.

또 그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대한민국 약이 전 세계로 나간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며 "이제는 세계에서 셀트리온을 알고, 헬스케어 산업에서 한국이 중요한 국가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많은 젊은이에게 희망과 일거리를 주고 싶다"며 "제약·바이오가 한국의 중요한 산업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posted by 투자를 통해서 배우는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