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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청문회 참석 빅파마들‥`리베이트`와 `가격 투명성` 촉각 약가인하 정책에 고무적 평가‥하지만 철저한 준비 필요하다며 경계

투자를 통해서 배우는 인생 2019. 2. 27. 12:35
 머크(Merck), 화이자(Pfizer), 사노피(Sanofi), BMS(Bristol-Myers Squibb), J&J, 애브비(AbbVie), 아스트라제네카(AsraZeneca) 등의 빅파마 임원들이 미국 상원재무위원회(the Senate Finance Committee) 의원들과 대면했다.
 
미국이 약가인하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다국적제약사의 입을 통해 지속적인 가격 인상 이유, 그리고 그들이 놓여있는 상황에 대해 듣기 위해서다.
 
미국의약전문지 Fierce Pharma에 따르면, 지난 26일 열린 청문회에서는 `리베이트`와 `가격 투명성`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의원들은 참석한 임원들에게 '왜 미국 의약품 가격이 글로벌에서 가장 높은지', '메가블록버스터인 휴미라와 관련해 왜 애브비가 많은 특허를 따지고 있는지' 등의 예민한 질문을 던졌다.
 
다국적제약사 임원들은 공통적으로 '리베이트' 때문에 미국 의약품의 가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미국에서 리베이트는 보험사(공보험, 사보험 포함)나 PBM에게 지급되는 금액이다. 보통 보험사의 처방약 리스트에 해당 제약사의 약품을 우선 순위로 등재해주는 대가로 지급된다.
 
보험사 처방 리스트에 얼마나 우선순위(Tier)로 등재되는지에 따라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할인 금액이 다르기 때문에 상위에 등재될수록 처방 유인이 높아지고 이는 제조사의 매출로 이어진다. 이밖에도 제조사들은 환자에게 직접 쿠폰을 지급해 비싼 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도 한다.
 
이 때 제약사 입장에서 도매상으로부터 받은 약품 값에서 각종 리베이트 및 할인을 제외한 금액을 ASP(Average Sales Price)라고 한다. 이 가격이 제약사가 온전히 매출로 잡는 약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미국의 의약품 가격은 보험사의 커버리지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아스트라제네카의 Pascal Soriot CEO는 회사의 R&D 지출에 대해 언급하며 "현재 R&D 투자에 따른 의약품의 정가가 높아졌고, 미국 내에서 관행으로 자리잡은 리베이트로 인해 의약품 가격은 더 높아지고 있다.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는 시스템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정부가 리베이트를 없앤다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의약품 가격을 내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도 덧붙였다.
 
BMS의 Giovanni Caforio 회장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리베이트를 개혁하고자 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화이자의 Albert Bourla CEO 역시 "리베이트로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환자에게 넘기는 것이 좋다"고 지지했다.
 
따라서 그는 "높은 약값과 싸우기 위한 전략으로 의약품의 가치에 기반한 가격 책정을 제안하고 싶다. 또 바이오시밀러는 의료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침체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애브비의 Richard Gonzalez CEO는 최근 약가인하 정책에 따라 환자들이 더 저렴하게 약을 구입할 수 있는 정부의 방향에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더 많은 논의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Richard Gonzalez CEO는 "미국에서 출시하는 의약품의 가격을 무조건 낮추면, 그만큼 R&D에 투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애브비는 최근 바이오시밀러와 관련, 여러 특허 문제를 안고있는 곳이기도 하다. 의원들은 애브비 측에 유럽에서는 이미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에 접근할 수 있으나, 미국에서는 그러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질문했다.
 
앞서 애브비는 휴미라와 관련, 유럽에서 류마티즘 관절염과 건선 적응증 등 두 건의 특허를 추가해 특허 종료 시점을 각각 2022년과 2023년으로 연장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특허소송에서 패배에 유럽에서는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됐다.
 
이에 Richard Gonzalez CEO는 "현재 회사는 휴미라와 관련해 합리적인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회사들과 2023년 미국 출시를 위해 몇가지 합의를 이룬 상태로, 2022년 초기 특허가 끝나면 1년 내에는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바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문회를 지켜본 많은 분석가들은 복잡하고 첨예했던 미국 내 약가 시스템의 족쇄를 풀기 위한 '첫 단추'가 이제야 꿰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지속적으로 헬스케어에 들어가는 비용 절감 및 `의약품 가격 인하`에 대해 주장해왔다. 이 정책이야말로 환자들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말이다. 
 
지난 2019년 국정연설을 통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의 노력의 결과로 2018년 의약품 가격이 46년만에 가장 큰 하락을 보였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며 미국인들이 똑같은 약을 다른 나라보다 더 비싸게 지불하고 사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관행은 잘못됐고, 불공평하기에 빨리 저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는 약가 인하를 위한 입법준비에 돌입했다. 미국 약가를 'international pricing index'에 벤치마크할 것, 보건복지부 장관의 메디케어 파트 D의 가격 협상을 허용, 미국인이 캐나다 및 다른 국가에서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 등이 기본으로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자들에게 의약품 가격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공하는 법안을 빨리 통과시켜 줄 것을 의회에 요청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약가 인하를 불러일으키는 경쟁 촉진과 비용 절감을 위해 제약사, 보험사, 병원들에게 실제 가격을 공개하도록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