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

급팽창하는 中바이오시장

투자를 통해서 배우는 인생 2019. 2. 18. 09:25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9&no=96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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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팽창하는 中바이오시장
기술력 韓보다 10년 떨어져
단일법인 합작사 진출 대신
다수 파트너사와 협업 유리

에피스 곧 兆단위 매출낼것
국내 대신 해외 상장 추진

  • 김병호 기자
  • 입력 : 2019.02.17 17:46:41   수정 : 2019.02.17 2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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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바이오 기술 격차가 상당 폭 벌어져 있기 때문에 앞으로 10~20년이 우리가 중국 바이오 시장에서 큰돈을 벌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업체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 고한승 대표이사 사장(57)은 지난주 말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중국 바이오 산업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한국 기업들이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바이오 시장 기회가 열렸는데 수익성이 커진 이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중국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항암제 등 고가 약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도 고가 바이오의약품에 대해 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한편 바이오 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바이오 시장 성장세가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커지는 시장을 잡기 위해 삼성에피스는 올해 들어 여러 중국 업체와 동시다발적으로 파트너십을 맺는 등 현지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달 초 중국 바이오제약사 3S바이오와 폐암 항암제 오리지널약인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SB8`의 중국 내 임상, 인허가와 상업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또 지난 11일엔 중국 벤처펀드 운용사 C-브리지 캐피털과 `SB3` `SB11` `SB12` 등 바이오시밀러 3종에 대한 중국 내 임상 및 인허가, 판매 분야에서 협업하기로 했다. 현재 두 곳 외에 중국 업체를 추가로 선정해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 제품 임상과 판권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고 사장은 "중국에서 업체 세 곳을 골라 각각 두세 개의 바이오시밀러 아이템을 주고 임상과 판매를 맡길 것"이라며 "10여 년이 지나면 이들 회사별로 성과에서 차이가 나게 될 텐데 나중에 잘하는 업체에 일을 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업 초기에 여러 기업과의 협업을 강조하는 고 사장은 중국 내 특정 기업과 지분을 투자해 조인트벤처(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고 봤다. 고 사장은 "중국 바이오 기술 수준이 아직 높지 않은 데다 합작을 진행한 현지 업체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면 중국 사업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면서 "20여 년 뒤 중국 바이오 기술력이 어느 정도 높아져 자기 제품을 만들 정도가 될 때까지는 합작보다는 여러 업체와 분산해 파트너십을 맺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이는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중국 진출을 표방한 셀트리온과는 정반대 접근 방식이다. 


최근 바이오시밀러 업체가 난립하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레드오션화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고 사장은 동의하지 않았다. 고 사장은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노바티스 자회사 산도스와 함께 셀트리온과 우리가 글로벌 빅3"라며 "한국이 최첨단 바이오에서 1위를 하는 분야는 바이오시밀러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업계 일각에서 바이오시밀러를 복제약으로 폄하하려는 분위기가 있지만 핵심 기술력은 바이오와 시밀러가 동일하다"며 "중국만 해도 100개가 넘는 바이오시밀러 업체가 있지만 한국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기술 노하우와 진입장벽이 높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바이오의약품 판매가 급증하는 가운데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신약과 함께 계속 커질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에피스 실적 전망과 관련해 고 사장은 "우리는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 실적을 키울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며 "조만간 조(兆) 단위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삼성에피스 매출액은 지난해 3698억원으로 전년(2017년) 대비 17.5% 증가했지만 여전히 적자(-1028억원) 상태다. 고 사장은 "올해는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 4종 판매가 확대되고, 미국에서도 `렌플렉시스` 외에 올해 초 판매허가를 받은 `온트루잔트`까지 가세해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에피스 기업공개(IPO)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도 "국내에선 상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 사장은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는 같은 뿌리에서 동종 업종에 종사하는 회사인데 둘 다 같은 증시에 상장하면 투자자 선택이 제한될 것"이라며 해외 상장 의지를 밝혔다. 삼성에피스는 2015년 7월 나스닥 상장을 추진했다가 나스닥 침체로 이를 철회한 바 있다. 고 사장은 중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가 분자유전학 박사 학위를 받고 현지 바이오벤처에서 일한 뒤 2000년부터 삼성종합기술원 바이오&헬스팀장, 삼성전략기획실 신사업팀 전무 등을 지냈다. 2012년 2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제약회사 바이오젠이 절반씩 투자해 만든 삼성에피스가 출범한 뒤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